
이진형
b.1982 / Based in Seoul, KR
인터넷, 책, 주변 등 눈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다양한 시각이미지를 수집해오고 있다. 이미지가 가진 내용이나 의미는 뒤로하고 무심히 그것을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작업은 시작된다. 하나의 이미지를 오랜 시간 바라보기도 하고 여러 개를 동시에 보기도 한다. 썸네일 이미지, 확대된 이미지, 포토샵을 통해 변형된 이미지 등 현실로부터 왜곡된 이미지를 보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선택되는 이미지는 지칭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분하기 힘든 형태, 분위기, 질감, 색감을 가진 것들이다. 현실의 어떤 것이나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조응하지 않는 이러한 이미지들은 어떤 부분이 완성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은 나름의 자리를 잡고 있고, 화면 혹은 종이에 가득 차 있으며, 모호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분명한 '이미지'이다. 선택된 이미지의 부분들은 결과적으로 단번에 알아차릴 수 없는 형체로 캔버스에 옮겨지는데, 이미지가 지시하는 소재가 아닌, 물감이나 붓과 같은 표현재료 중 하나인 듯 다룬다. 그리고 캔버스에서 일어나는 일들 - 물감과 표면의 만남, 붓질, 형태/색의 변형 등 - 의 연속적인 선택에 집중하다 보면 처음의 이미지와 또 다른 새로운 모양이 서서히 빚어진다. 이후 반투명한 물감으로 캔버스의 부분, 혹은 전체를 메워 가장 바깥의 표면에는 물감의 입자가 떠 있고, 그 아래로 수많은 이미지가 가라앉아 보이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