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Out

White Out

신준민
2024년 3월 5일~4월 5일

파이프갤러리는 신준민(b.1985)의 개인전 《White Out》을 3월 5일부터 4월 5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작가가 직접 관찰한 현실 풍경의 에너지와 빛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다. 새롭게 선보이는 20점의 신작에서는 회화의 주된 모티프인 대기의 상태에 따라 변하는 빛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이상적인 표현을 넘어 우리 주변의 LED, 네온관, 스타디움과 같은 인공조명의 인상을 탐구한다. 불투명한 창을 투과하는 빛의 형상, 고유한 형태와 색채를 변형시킨 조명의 빛, 특정 장소를 반복적으로 오가며 경험한 인공 광원에 대한 이미지는 재현적인 모습보다 빛의 분위기를 증폭시킨 추상에 가까운 느낌을 제시한다.

아침이 없는 밤이나 빛이 없는 그림자가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빛은 서로의 대조에 의해 존재한다. 생과 소멸이라는 본능적인 상징 체계의 출발점인 자연의 빛은 차례로 상대의 소멸에 따라 비추일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그러나 인공 광원은 언제든 상대의 소멸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작가에게는 더 적극적인 관점에서 비추는 것과 비추어진 것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내면세계와 외부세계를 교량하는 수단이 된다. 사물을 존재하게 하거나 무(어둠)의 상태로 만드는 교차를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는 인공 빛의 표현을 위해 작가는 일차적으로 이미지를 수집하고 이를 흑백 처리하여 기존의 색과 모티프를 실제와 다르게 편집한다. 현실에서는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비물질적인 것으로 체험되는 빛을 자연스러운 물성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다량의 용해제와 빠른 붓질, 닦아내거나 물감이 튀고 흐르는 자연스러운 흔적을 캔버스에 기록한다.

전시 《White Out》을 통해 그간 자연의 빛에 가려져 사유의 대상이 될 기회가 적었던 인공 빛에 대한 존재를 새롭게 체험하고 무엇보다 대상을 비춰 보여주는 수단으로써의 빛이 아닌 다양한 광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 자체를 근원적 물체로 경험하길 바란다.